트러스트 분배 설계: 가능한 설계와 주의할 한계

리빙트러스트를 준비할 때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질문은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이다. 많은
사람이 표준 양식을 찾지만, 실제로 트러스트 분배는 매우 유연한 영역이다. 중요한 점은 가족과
자산의 현실 속에서 본인이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정하는 일이다. 자녀가 아직 어려 단계적
분배가 필요한지, 특정 자녀의 소비 습관이나 배우자 문제로 자산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는지,
손주 교육을 돕고 싶지만 동시에 장기적 안전망도 남기고 싶은지, 혹은 부동산이 여러 채라 가치
차이로 다툼이 생길까 불안한지 같은 목표가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 목표가 분명하면 그 방향을
담는 문구는 대부분 설계할 수 있다.
다만 어떤 목표든 법적 울타리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첫째는 트러스트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캘리포니아의 영구금지 원칙은 자산이 끝없이 트러스트 속에 묶여 소유 주체가
사라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실무적으로는 자녀와 손주 세대까지 이어지는 장기
트러스트는 가능하지만, 언젠가는 종료되도록 구조를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는 공공정책에
반하는 조건을 둘 수 없다는 점이다. 결혼을 하지 말라거나 이혼을 하라거나, 아이를 낳지
말라거나, 교육을 받지 말아야 상속한다는 식의 조건은 사회적 가치에 어긋난다고 보아 무효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교육을 마치면 더 지급한다든지, 질병이나 장애, 간병 같은 보호 목적을 위해 관리
범위를 정하는 조항은 대체로 허용되는 편이다. 같은 의도라도 문구가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효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목표를 세운 뒤에는 그 목표가 공공정책과 충돌하지 않게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울타리 안에서 트러스트는 가족 사정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된다. 교육 인센티브형
트러스트는 한인 가정에서 특히 많이 쓰이는 형태다.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큰돈을 한꺼번에 주지
않되, 대학 졸업이나 전문 자격 취득 같은 성취가 있으면 조기 분배를 허용해 줄 수 있다. 학비를
트러스티가 학교로 직접 지급하도록 하면 상속은 소비 자금이 아니라 자립을 돕는 안전망이 된다.
또 다른 방식은 상속 재산을 은퇴 자금처럼 오래 남겨 두는 구조다. 자녀가 상속에 기대어 일찍부터
의존하지 않기를 바라는 경우, 원금은 은퇴 연령 무렵까지 트러스트에 유지시키고 학비나
의료비처럼 명확한 필요가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지원하게 만든다. 그러면 자녀는 자기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노후에는 안정된 기반을 얻게 된다.
자녀 본인이나 그 배우자의 과소비, 채무, 소송 위험이 걱정될 때는 보호형 분배가 유용하다. 다른
자녀에게는 일정 나이에 맞춰 분배하되, 위험이 있는 자녀의 몫은 트러스트 안에서 더 오래
관리하도록 두고 생활·의료·교육처럼 꼭 필요한 목적에 한해 트러스티가 지급하게 할 수 있다.
부동산이 여러 채인 가정에서는 자산 구조 자체가 분배의 핵심이 된다. 각 부동산의 가치와
수익성이 다르면 단순한 균등 분할로는 공정함도 평화도 얻기 어렵다. 이때는 자녀별로 특정
부동산을 지정해 주고, 가치 차이는 트러스트 내 현금이나 대출을 활용해 정산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어 전체적으로는 같은 몫이 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면 강제 매각을 피하면서도 분쟁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녀들의 상황과 성향, 자산의 형태, 세대 간 기대와 현실을 함께 놓고 어떤 형평을 만들 것인지
먼저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목표가 선명할수록 그 목표를 담아내는 트러스트 설계는 더
안전하고 설득력 있게 완성될 수 있다.
채재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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